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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리폼) 강아지 데님 배색 라운드 티셔츠

여름이 되면 네 발 달린 친구들은 더욱 괴로워 진다. 그래서 빡빡 밀기.

동물에게 옷은 불편하고 또 다른 스트레스의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뜨거운 자외선과 외부 자극
(털이 없는 얇은 피부를 긁다보면 피가나기도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들의 비웃음
(머리크다고 감탄하는 사람들은 차라리 낫다. 가까스로 웃음을 참다가 풉하고 터지면 나까지 창피해진다.)
을 피하기 위해 여름엔 옷을 입힌다.

작년에 입던 옷을 찾지 못해 올해도 또 만들었다. 실삔 왕국처럼 어딘가 잃어버린 개 옷 왕국이 있을지도...

4키로~4.5키로 되는 먹구 놀구는 허리가 길고, 마른 체형이면서, 다리가 짧다. 그래서 늘 옷을 만들면 허리는 좀 더 길게, 소매는 좀 더 짧게, 가슴은 좀 더 좁게 고친다.

올해는 이상하게도 만들어 입히던 도안까지 없어져서 도서관에서 최신 버전으로 하나 골라 왔다.

디자인 별 사이즈가 나눠져 있지는 않지만 견종별로 도안이 나눠져 있어 먼저 상세사이즈를 비교해서 비슷한 체형의 동물을 고르고, 해당 동물의 도안 중 원하는 스타일을 고르면 된다.

그래서 고른 것이 라운드 티셔츠.


재료로는 버리려고 내놓은 쭈리면 데님 배색 티셔츠다.
보통 사람 티셔츠 하나로 강아지 2마리 분의 티셔츠 2개가 나온다.
먹구 옷은 도안 그대로 할 수 있었지만 놀구 옷은 부족한 재료가 많아 바이어스 대신 프릴, 소매 대신 자투리 원단으로 변형해서 만들었다.

먹구 옷은 책을 보면 나와있어서 놀구 옷 만드는 과정을 요약해 보았다.

1. 먼저 도안을 오린다.
난 도안을 딸 때 벽지를 활용하는데 도안 위에 올려놓으면 살짝 비쳐서 대고 그릴 수 있고, 나름 종이가 두꺼워서 도안으로 사용하기 괜찮다. 롤로 말려있어 보관도 편하고 한 롤에 3000원 정도로 가격도 싸다.
(단 벽지 중 좋은 거 말고 얇고 제일 싼 구식 벽지가 찰떡이다. )


2. 놀구는 등-배-목시보리-자투리띠-프릴감으로 재단했다. (왼-오, 상,하 순서)


3. 먼저 프릴을 만든다. 바깥쪽은 말아 박고 안쪽은 큰 땀으로 죽 박은 다음 밑실이나 윗실 중 잘 당겨지는 쪽을 당겨서 주름을 만든다.


4. 옆솔기와 어깨 솔기를 박는다. 올 풀림을 방지하기 위해 지그재그 박기로 한 번 더 박아 주었다.


5. 소매와 목 그리고 밑단은 둘레 만큼 먼저 박아 고리 모양으로 만든 다음 핀으로 겉감끼리 마주대고 고정한 후 박아준다. 늘어나는 원단의 경우 크기가 살짝 맞지 않아도 당겨가면 맞춰 박아 줄 수 있다.


6. 직선 박기 후 시접은 상침으로 눌러주면 들뜨지 않고 튼튼하다.


완성.
마음에 드는 도안이 몇 개 더 있어 반납하기 전에 만들어 봐야겠다.

수고했습니다.